창세기 32장의 야곱과 마가복음 4장의 풍랑 속 제자들을 묵상하며
밤은 길었습니다.
야곱은 모든 가족과 소유를 건너보내고, 홀로 남았습니다.
형 에서를 만나야 하는 그 앞날은 야곱에게 두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벧엘에서 하나님께 받았던 약속—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시겠다는 말씀—은 마음속에 있었지만,
현실의 위협 앞에서 그는 여전히 떨고 있었습니다.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씨름하다가…” (창 32:24)
그 밤, 야곱은 인생 최대의 고비 앞에서 혼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이 찾아오십니다.
1. 혼자 남은 그 밤, 믿음이 시험되는 자리
믿음은 언제 시험될까요?
우리가 홀로 남겨질 때입니다.
사람들의 위로도, 계획도, 물질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느껴질 때. 바로 그 순간이 하나님이 우리 믿음을 보시는 자리입니다.
야곱은 하나님과 씨름했습니다.
단순히 한 인물과의 육체적 싸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과 “현실의 두려움” 사이에서의 처절한 내면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그 싸움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씨름의 현장에 직접 임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새 이름, 이스라엘을 주십니다.
이것은 단순한 축복이 아니라, 믿음의 정체성을 부여하신 사건입니다.
2. 예수님은 우리의 믿음을 보신다
이 야곱의 이야기는 신약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행적과도 연결됩니다.
마가복음 4장을 떠올려 봅니다.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막 4:40)
제자들은 배를 타고 가던 중 거센 풍랑을 만납니다.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치고, 배는 가라앉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고요히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제자들이 소리칩니다.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 어찌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주무시나이까!”
그때 예수님이 일어나셔서 제자들에게 믿음에 관해 말씀하시고
바람을 꾸짖으시고, 바다더러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십니다.
하나님은 풍랑을 먼저 잠잠케 하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을 먼저 보시는 분입니다.
3. 왜 믿음을 보시는가?
우리는 종종 고통이 사라지면 믿음이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전혀 다르게 역사하십니다.
믿음이 생길 때, 고통의 의미가 달라지고, 상황이 바뀌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곱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에서의 마음을 먼저 바꾸시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야곱의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야곱의 이름을, 정체성을, 시선을 바꾸셨습니다.
그 이후, 에서와의 만남은 평화롭게 이루어졌습니다.
믿음이 바뀌면, 우리가 마주한 풍랑도 달라집니다.
4. 나는 언제 믿음이 생기나? – 실제적 예수님 경험
저는 믿음이란 단순히 지식이나 다짐으로 생기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예수님을 실제로 경험해야 믿음이 생깁니다.
기도 중에 그분의 음성을 듣고,
말씀을 읽다가 마음이 무너지고,
고난 중에 주님께 매달렸더니 내 안에 설명할 수 없는 평안이 찾아오고,
그런 순간들을 “나만의 신앙의 씨름”이라 부릅니다.
야곱에게도 그런 밤이 있었듯이,
우리 모두에게도 그러한 영적 씨름의 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밤은 믿음을 선물로 받는 자리가 됩니다.
5. 믿음을 지키는 방법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다음의 세 가지를 함께 묵상하고 실천해 보면 좋겠습니다.
1) 하나님과의 ‘1대1의 시간’을 포기하지 말 것
야곱은 ‘홀로 남은’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하루의 바쁜 흐름 속에서 ‘홀로 주님과 있는 시간’을 자주 미뤄버립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야말로 믿음을 단단히 세우는 시간입니다.
2) 하나님의 성품을 신뢰할 것
“주님, 제가 다 알지 못해도, 주님은 선하시니 이 상황도 결국 선하게 이끄실 줄 믿습니다.”
이 고백은 우리의 믿음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듭니다.
3) 고난 속에 계신 주님을 믿을 것
예수님은 제자들이 풍랑을 만났을 때 그 배 안에 함께 계셨습니다.
고난은 주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는 증거가 아니라,
함께 하심을 더 깊이 알게 되는 기회입니다.
🙏 마무리 묵상
하나님은 우리의 풍랑을 먼저 잠잠케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의 믿음을 보신 후, 그 믿음을 통해 풍랑을 잠잠케 하십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밤을 지나고 있나요?
혹시 홀로 남겨진 것 같나요?
두려움이 몰려오고, 형 에서를 만나야 하는 야곱처럼 현실의 문제가 코앞에 다가와 있나요?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은 당신의 믿음을 하나님께 보여드릴 기회입니다.
그리고, 씨름 끝에 야곱을 이스라엘로 바꾸셨듯이,
당신의 이름도, 인생도, 시선도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당신과 씨름하시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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