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세기 35장 묵상: 세겜과 벧엘의 상수리나무 –
삶을 살다 보면, 마음속 깊이 각인되는 장소가 있다.
그곳은 누군가와 헤어졌던 자리일 수도 있고, 새로운 결단을 내렸던 순간의 풍경일 수도 있다.
오늘 묵상한 창세기 35장에는 야곱의 인생에서 그런 잊을 수 없는 두 장소가 등장한다.
세겜 근처의 상수리나무, 그리고 벧엘 아래의 상수리나무.
같은 나무 아래지만, 전혀 다른 의미가 담긴 두 장소를 통해 하나님은 나의 삶도 말씀하신다.
1. 세겜의 상수리나무: 우상을 묻은 자리
“그들이 이방 신상들과 자기들의 귀에 있는 귀고리들을 야곱에게 주매,
야곱이 그것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고…” (창 35:4)
야곱은 디나 사건 이후, 큰 위기 속에 있었다. 자녀들의 복수로 인해 주변 족속들의 보복이 두려웠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 (35:1).
야곱은 하나님을 만나러 가기 전, 가족 전체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35:2)
그들은 우상과 귀고리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는다.
이건 단순한 물건 처리 그 이상이다. 죄와 옛 삶, 타협과 혼합의 상징을 묻는 회개의 상징적 행위다.
우리도 세겜의 상수리나무 앞에 설 수 있다.
내 안에 여전히 내려놓지 못한 타협은 무엇일까?
하나님 앞에 정결함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는 무엇을 묻어야 하는가?
2. 벧엘의 상수리나무: 눈물의 이름이 붙은 자리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가 죽으매, 그를 벧엘 아래 상수리나무 밑에 장사하고
그 나무 이름을 알론바굿이라 하였더라.” (창 35:8)
벧엘은 야곱에게 특별한 장소다. 도망치던 그 밤, 사닥다리 환상을 보았던 자리.
하지만 돌아오는 여정은 슬픔과 함께 한다. 드보라의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드보라는 리브가의 유모로, 사실상 야곱 가문에서 어머니 같은 존재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녀가 죽자, 야곱은 그를 벧엘 아래 상수리나무에 장사하고 ‘알론바굿(눈물의 상수리)’이라 부른다.
이 나무는 ‘슬픔의 자리이자 신앙 계승의 상징’이다.
야곱은 그 눈물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예배하고, 언약을 확인받는다.
우리는 눈물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3. 같은 나무 아래, 다른 이야기
구분 | 세겜 상수리나무 | 벧엘 상수리나무 |
---|---|---|
장소 | 세겜 근처 | 벧엘 근처 |
행동 | 우상과 귀고리 묻음 | 드보라 장사 |
의미 | 회개, 정결, 단절 | 애도, 신앙의 기억 |
상징 | 옛 삶을 묻는 나무 | 신앙을 기리는 나무 |
이 둘은 모두 야곱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다.
하나는 죄를 묻는 나무, 다른 하나는 믿음을 이어가는 눈물의 나무다.
그 둘 사이에서 야곱은 다시 이스라엘로 회복된다.
4. 나에게도 상수리나무가 있다면
내 인생에도 그런 상수리나무 아래가 있을 것이다.
회개를 실천해야 할 자리, 믿음을 이어야 할 자리, 그리고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야 할 자리가.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네 이름은 이제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하리라.” (창 35:10–11)
하나님은 나의 인생 전환점에도 말씀하신다. “너는 이제 더 이상 옛사람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너를 통해 나의 언약을 이룰 것이다.”
📌 묵상 질문
- 나는 지금 어떤 상수리나무 아래에 서 있는가?
- 내가 묻어야 할 세겜의 우상은 무엇인가?
- 내 삶 속의 눈물은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는 자리가 되고 있는가?
🙏 기도
주님, 야곱처럼 저도 세겜에서 멈춰 있었던 적이 많습니다. 타협하고, 주저하고, 두려워했던 시간들을 지나 이제 다시 벧엘로 향하길 원합니다.
우상을 묻고, 눈물을 흘리고, 하지만 결국은 하나님 앞에 서게 하소서. 제 인생의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회개와 감사의 제단을 쌓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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