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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영혼의 진수성찬

마가복음 11장 왕의 대관식 👑 나는 나귀, 군중, 성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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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복음 11장, 고난주간의 시작

 

🎺 “왕께서 입성하십니다!”

 

예루살렘은 들끓고 있었다.
사람들은 길가에 뛰쳐나왔다.
자신의 겉옷을 벗어 던졌다.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이건 그야말로 대관식이었다.

그런데…
그 대관식의 주인공은
나귀를 타고 계셨다.

 

불편한 나귀, 흔들리는 걸음

왕이시라면,
검은 말을 타야 하는 것 아닌가?
적을 압도할 황금 전차는 왜 없는가?

하지만 그는
아무도 타보지 않은 어린 나귀를 타셨다.
고르고 불편한 등.
덜컹대는 발걸음.
왕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너무도 작은 존재.

하지만 그는 그 나귀를 택하셨다.
그 나귀는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준비 안 됐고, 흔들리고, 중심도 못 잡지만
그분은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왕은 지금도 불편한 나를 타고
하나님의 뜻을 향해 걸어가신다.

 

🌿 환호는 있지만, 본질은 없었다

사람들은 외쳤다.
“호산나! 우리를 구원하소서!”
그러나 그 말 속엔
'내 뜻대로 해주소서'라는
숨겨진 고백이 있었다.

  • 병을 고쳐주시는 왕
  • 로마를 무찌를 왕
  • 내 삶을 편하게 해줄 왕

그들은 왕을 환영했지만,
십자가는 거부했다.

며칠 후, 그들의 환호는 이렇게 바뀐다: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

나는 부인할 수 없다.
그 환호 속에 나도 있었다.

 

🕍 성전에 들어가셨다… 그러나 아무 말씀 없으셨다

예수님은 성전으로 들어가셨다.
환호가 끝난 자리,
사람들의 흥분이 가라앉은 뒤
그는 아무 말 없이 성전을 바라보셨다.

기도의 소리는 사라지고,
장사치들의 흥정만 가득한 곳.
그 누구도 진짜 하나님을 찾지 않는 곳.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의 집에서,
말없이 고개를 숙이셨다.

그분은 그날,
성전의 슬픔을 온몸으로 안고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다음 날,
그곳을 뒤엎으셨다.

 

그리고 나는… 그 나귀였고, 그 군중이었고, 그 성전이었다

나는 그 나귀였다.
불안정하고, 준비되지 않았지만
주님은 그런 나를 타셨다.
나를 통해 예루살렘을 향해 걸어가셨다.

나는 그 군중이었다.
입술로는 “호산나!” 외쳤지만
정작 원하는 건 내 인생의 회복이었다.
내 뜻, 내 문제, 내 소원이 먼저였다.

나는 그 성전이었다.
예배는 했지만
기도는 없었고
순종보다 계산이 앞섰다.

나는 그 모든 모습이었다.
그리고 주님은 그 모든 나를 안고,
대관식이 아닌 십자가로 가셨다.

 

💔 진짜 왕의 대관식은 어디서 열렸는가?

  • 그날 사람들은 종려나무를 흔들었지만
    왕관은 가시로 엮였다.
  • 그들은 예복을 벗어 길에 깔았지만
    왕은 피 묻은 속옷 한 장으로 옷 입혀졌다.
  • 그들은 '호산나'를 외쳤지만
    하늘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의 절규로 울려 퍼졌다.

왕의 진짜 대관식은
예루살렘 입성이 아니라,
골고다 언덕 위에서 열렸다.

 

🙇 오늘 나는 그 앞에 무릎 꿇는다

주님,
저는 준비되지 않은 나귀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를 타시고
당신의 길을 가십니다.

저는 흔들리는 군중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의 환호 뒤에 숨은
이기심까지 껴안으십니다.

저는 타락한 성전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저를 다시 기도의 집으로 만드시려
고요히, 분노하며, 그리고 사랑으로 바라보십니다.

오늘, 왕이 입성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무릎을 꿇습니다.